“헐,,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이게 가능해?”
아내가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귀염둥이를 보며 놀라서 한마디 합니다.
방금 전 일어난 우리 귀염둥이는 잠옷을 입은 채로 책상에 바르게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거든요.
평소에도 이랬냐구요?
전혀요~!!
다른 아이들처럼 눈뜨면 바로 컴퓨터로 다다닥~ 달려가 게임만 하는 아이인데요 ㅎㅎ
이런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저희 애가 초등하교 2학년인데요
거의 대부분의 애들이 그렇듯이 선생님 말씀은 좀 듣는 거 같은데 엄마와 아빠 말이라면 옆집 개가 짖는 것처럼 한쪽 귀로 듣고 바~로 다른 쪽 귀로 흘려보냅니다.
거기다 이제 좀 컷다고 ‘왜 엄마 아빠는 쉬면서 나한테는 공부하라고 하느냐, 게임은 도대체 왜 못하게 하는 거냐’,, 등등 따지고 들기도 하구요.
맨날 게임만 하려는 저희 귀염둥이 때문에 아내가 머리아파 했죠.
그래서 시험삼아 책에서 본 내용을 아이에게 적용해 봤는데 꽤 효과가 있더라구요.
때는 저번 주 주말~
아이가 일어나자 마자 또르르~ 달려와서는 “아빠앙~ 나 게임하면 안 돼? 응? 한번만~”하며 온갖 애교를 부립니다.
엄마가 게임을 못하게 하니 엄마가 아직 자고 있는 틈을 타서 아빠한테 조르는 거죠 ㅋㅋ
그래서 제가 “귀염둥아, 아빠가 이 책에서 본건데~” 하며 옆에있던 ‘정리하는 뇌’ 책을 보여줬습니다.
이 책이 보시다시피 상당히 두껍거든요. ㅎㅎ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책도 좋아하는 아이에게 그 책은 어마어마한 느낌이었나 봅니다.
“허억~ 뭐그렇게 두꺼운 책이 다있어~! 이거 다 볼려면 1년 걸리는 거 아니야?”
이번엔 책장을 스스륵 넘기며 안쪽을 살짝 보여줬죠.
“컥~ 어떻게 책이 다 작은 글씨밖에 없어? 아빠가 보는 책은 다 이래?”
“귀염둥아, 이 책에 우리 뇌를 연구한 재미있는 내용이 나와~”
“아, 그래?” 이때까지는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근데 하기 싫은 공부 엄청 빨리 끝내고 게임 실컷 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온다~”
“어? 정말?(눈이 번쩍!) 뭔데, 뭔데? 어떻게 하는 건데? 아빠 알려줘~ 제발~”
실컷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하니 눈이 커지고 초 집중 합니다 ㅋㅋ
“너 게임 실컷 해놓고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면 멍~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질 때 많았지?”
“어,,, 좀 그랬지,,,, 항상은 아니고 뭐,,,”
“게임할 때 배고픈 것도 모르다가 게임 끄고나서 엄청 배고팠던 적은?”
“어! 있었어. 정말 그랬어!”
“우리 뇌도 게임 캐릭터 처럼 에너지가 있대”
“에너지? 뇌도?”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면 뇌의 에너지가 가득 차 있어서 머리가 완전 쌩쌩 돌아가거든”
“오~ 그런 거야?”
“반대로 뇌의 에너지를 많이 쓰면 뇌가 힘들어서 잘 안 돌아가고 멍 해지지”
“아,,, 그렇구나,,,”
“오늘 엄마랑 하기로 한 공부 뭐 있어?”
“수학책 2페이지랑, 영어, 그리고 받아쓰기”
“그거 보통 얼마나 걸려?”
(맨날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느라 꽤 걸리는 줄은 알지만 아이한테 직접 말하게 하려고 물어봤죠)
“글쎄,,, 잘 모르겠는데 아마 다 하면 1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귀염둥아, 너 지금 뇌 에너지 가득 차 있어서 바로하면 30분 안에 다 끝낼 수 있어. 책에 나온 내용 믿어봐. 그리고 30분 안에 끝내면 오늘 하루 종일 하고 싶은거 실컷 할 수 있어. 거기다 엄마한테 칭찬도 받겠지?”
“공부도 일찍 끝내고, 게임도 실컷 하고, 엄마한테 칭찬도 받고? 와~ 1석2조가 아니라 1석3조네~ 나 공부하러 갈께~” 후다닥~ 거실에 있는 책상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후,,,
“아빠~ 나 수학 벌써 끝냈어~~!! 이제 2개 남음~!! 우후후~!!
엄마~ 나 영어랑 받아쓰기 할래~!!”
조금 더 지나고,
“아빠~ 받아쓰기 100점이야~!! 오늘 공부 끝~~!! 에너지가 가득 찬 상태에서 공부하니까 정말 잘되네~!! 나 이제 게임하러 간다~” 휙~
그 후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공부하러 가는 착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라면 좋겠지만,,ㅋㅋ
그렇지는 않구요. 그래도 뇌 에너지 얘기해 주면 “아~ 그렇지!” 하며 스스로 공부할 때가 많아지긴 했네요. 그것만 해도 참 놀라운 변화입니다.
대부분의 엄마 아빠들이 느끼시겠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말은 그닥 주의깊게 듣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매체(책, 유튜브 등)에서 나온 내용을 말해주거나 같이 보게 되면 관심도 높아지고 신뢰를 하게 되죠.
아이가 스스로 행동하게 하려면 아이가 좋아하는 매체를 이용해서 아이 스스로 어떤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좋은 행동이 될 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집에서 아이와 그냥 시간 보내지 마시고 아이 스스로 행동하기 한 번 시도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빠도 재미있는 육아 - 아재육아는 매주 금요일에 돌아옵니다~
다음주에는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게임, 하게 놔둬? 못하게 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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